Scout Report

[11/12 챔스] 바이어 레버쿠젠 1-3 바르셀로나: 1골로 무너진 바이어

하프타임 분석관 | 2012. 2. 15. 08:08

알렉시스 산체스의 2골과 리오넬 메시의 활약 속에 무너진 바이어.

미하엘 발락이 출전하지 못한 이번 경기 토트넘에서 새롭게 영입한 촐루카가 또다시 선발 명단에 올랐고, 그 반대편은 지난 도르트문트전에 징계로 나서지 못한 카들렉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레버쿠젠의 로빈 두트 감독은 전방에 슈얼레를, 수비라인 앞에 라이나르츠를 포진시킨 1-4-1-4-1 포메이션을 꺼내 듦으로써 공격권을 바르셀로나에게 완전히 내준 채 경기를 시작하였다.

주말 리그경기에서 오사수나에게 뜻하지 않은 일격을 당한 스페인의 거함은 챠비 에르난데스와 헤라르드 피케를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주었다. 그래도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나선 바르셀로나는 왼쪽 공격수 자리에 아드리아누를 선택한 1-4-3-3의 포메이션으로 바이 아레나에서의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전

독일의 클럽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준비를 굉장히 잘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무리뉴 감독이 페페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듯 두트 감독은 라이나르츠를 홀딩 미드필더로서 기용해 5백처럼 플레이하며 리오넬의 볼 터치 기회를 제한시키고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메시가 그에게서 자유로워지고자 측면으로 와이드하게 움직였을 때, 라이나르츠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은 큰 모험이자 훌륭한 플레이었다. 그와 함께 중앙에서 플레이한 벤더는 이니에스타를 압박했고 측면의 카스트로는 알베스의 오버래핑을 제지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잘 짜여진 틀에 맞춰 바르셀로나를 압박한 바이어 레버쿠젠은 공격 시, 양 사이드를 올린 1-4-3-3으로 빠르게 공격 기회를 잡아가며 압박도 시도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전반 30분이 지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전방으로 지원해주길 주문했다. 펩의 뜻대로 세르히오의 오버랩은 바이어의 미드필더들을 혼란케 했고, 산체스와 메시가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가 몇 차례 이루어졌지만, 제공권에서 앞서 클리어링 해낸 마누엘 프리드리히, 다니엘 슈바브의 플레이가 좋았다. 그다음의 세컨 볼을 놓치거나 미숙하게 처리해낸 볼들이 바르셀로나의 소유로 돌아가며 어려운 시기를 보낸 레버쿠젠이었지만 운 좋게 수비해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이 과정에서 많은 파울을 범하며 전반 40분 터진 산체스의 골도 이런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높은 위치에 있던 카들렉의 뒷공간을 노린 바르셀로나의 공격으로 일격을 당한 것이었다. 결국, 그들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한 셈이었다. 1골을 실점한 레버쿠젠은 전반 막판 메시의 돌파를 허술하게 막아내며 위험한 순간을 모면했지만 모든 수비수가 맨마킹을 놓치며 의욕 상실한 플레이를 펼쳤다. - 산체스에게 어시스트한 리오넬 메시는 근처에 있던 라이나르츠의 마킹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전반전 20%의 점유율, 1번의 슈팅, 경고 1장 1골 실점이란 레버쿠젠의 결과물은 80%의 점율율, 4번의 슈팅(1번의 유효슈팅)이란 바르셀로나의 성적에 비해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레버쿠젠이 0:0 무승부를 가지고 후반전에 임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

오버 페이스

바이어는 1골을 실점한 탓인지 아우구스토를 전방에 두고 롤프스와 벤더의 공격가담률을 늘린 채 압박라인을 올리며 카탈루냐 클럽을 상대했다. 2~3차례의 공격 기회를 가져가며 전반전과는 확연히 다른 플레이를 펼쳤으나 생각보다는 위협적이질 못했다. 그들은 거함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긴장한 탓인지 경기 시작부터 패스 타이밍과 종류 선택에 미스를 범했고, 후반전에서도 이는 전혀 개선되질 못한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제공권에서 상대적 열세인 부분을 세트-피스 상황, 골 에어리어에서 멀리 위치한 일자의 수비라인을 이루며 최대한 공중볼 경합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전반전부터 불안하던 레버쿠젠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더 적극 노렸다. 이는 레버쿠젠의 선수들이 더 적극 올라와 중원을 내주어 메시-세스크-이니에스타가 더 쉽게 패스할 수 있도록 도왔다. 패스 미스 속에서 운 좋게 올라온 촐루카의 크로스를 그들이 유일하게 바르셀로나보다 한 수 위인 제공권을 통해 카들렉이 헤더 골을 터뜨리며 동점 골을 만들었지만, 역전 골까지 노리는 레버쿠젠의 성급한 오버 페이스는 산체스가 수비 뒷공간을 다시 무너뜨리며 바르까의 공격에 활기를 띨 수 있도록 도왔다. 2번째 바이어의 실점은 발락과 같은 경험 많은 탑 스타가 빅 클럽을 상대로 한 경기에 왜?! 필요한가를 느끼게 해준 골이었다.

긴장된 플레이 속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홈경기를 펼친 레버쿠젠은 공격적으로 나섰다가 오히려 2골이나 실점하며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욱더 무거워졌다. 공수전환과 백업 가담 속도는 전반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느려졌으며, 제대로 압박을 가하지도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마음 편히 티아고 알칸타라와 페드로를 투입하며 체력적인 로테이션까지 가동했지만 레버쿠젠의 선수들은 두트 감독의 지시를 따르기보다는 메시의 플레이에 반해 그의 져지를 두고 싸우는 것 같았다. 전반전에 쏟아내지 못한 체력을 이제서야 방출시키는 메시와 알칸타라는 함께 지친 바이어의 미드필드진 사이에 파고들어 편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했다. 전반전 메시를 꽁꽁 묶다 싶었던 라이나르츠는 이미 체력적으로 힘겨운 상황임과 동시에 집중력도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두트 감독이 왜 그를 불러들이지 않고 롤프스를 불러들였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후반 89분에서야 아웃시킨 슈얼레 또한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이 아니었다며 진작에 불러들였어야 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서형욱 해설위원은 중계 도중, 슈얼레를 왜 빼느냐고 아쉬워했지만, 그가 그동안 한 것이 무엇인가? 공격적으로 나선 레버쿠젠의 후반 경기에서 그는 공격에도 수비에도 큰 도움이 되질 못했다.

결론

로빈 두트 감독의 카리스마는 레버쿠젠을 절대 상위 클럽에 머무르도록 할 수 없어 보인다. 전반전을 통해 그들이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얼마나 잘 준비해왔는지는 알 수 있지만, 3:1 스코어를 막아내지 못한 큰 이유는 그의 아쉬운 선수교체 타이밍과 전반전 막판 10분을 통해 더 충분히 생각지 못하고 2차전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로 1차전 경기에 맞불을 펼쳤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그를 따라와 주지 않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발락과 마찰을 빚으며 레버쿠젠의 팬들에게 그리 좋은 인상만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이 감독이 판정의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지만 주심의 경기운영은 꽤 깔끔한 수준이었으며 특히 열심히 뛰어다닌 부심들의 판정은 훌륭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시 한번 메시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며 알렉시스 산체스를 완벽히 전술에 녹아들게 한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한 그의 능력이다.

Analyst/Foreign
2012. 2. 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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