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ut Report

[11/12 세리에A] 카타니아 4-0 제노아: 점유율없이 대승을 거둔 로쏘쭈리

하프타임 분석관 | 2012. 2. 13. 14:10

파블로 바리엔토스의 2골에 기력없이 무너진 로쏘블루

빈첸조 몬텔라 감독은 1-4-4-2같지만서도 마리아노 이스코를 적극적으로 올린 1-4-1-2-3의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펼쳤다. 영리한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로디를 홀딩 미드필더로 두고 고메스-이스코-바리엔토스가 상황에 따라 공격에 가담했다. 고메스가 측면에서 움직였다면 알미론은 전방으로 가담해 베르게시오와 투톱처럼 움직였다.

최근 공격적인 4-4-2로 나폴리, 라치오를 꺾은 제노아는 카타니아보다 최근 경기결과가 좋았다. 그러나 질라르디노, 쿠카, 콘스탄트가 사소한 질병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리노 감독은 비르사를 처진 공격수로, 벨루치를 비온디니의 파트너로 둔 1-4-2-3-1의 포메이션으로 원정 경기에 임했다. 이는 카타니아를 상대로 볼 점유를 유지시키기 위함이었다.

전반전

전반전은 누가 더 세트-피스를 잘하나?였다. 이른 시각부터 경고가 나왔다. 7분 만에 발터 비르사는 알레산드로 고메스에게 실망적인 파울을 범하며 PK를 헌납했고, 로디가 결정지었다. 제노아의 볼 점유가 점점 좋았지기는 했지만 이른 득점은 로쏘쭈리가 수비 위주의 경기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루어진 카타니아의 압박은 많은 공간을 지닌 다비드 비온디니와 페르난도 벨루치가 점유율만 높게 가져갈 뿐 패널티 박스 부근에서의 공격 기회는 잡아가질 못하게 만들었다.

제노아는 비르사의 움직임으로 파울을 얻어내 먼 거리에서의 세트-피스 기회를 가져갔다. 위협적인 장면은 거의 없었으나 이로 인해 얻은 코너킥 기회는 그나마 로쏘블루의 선수들이 패널티 박스 부근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시간이었다. 카타니아는 이런 압박을 오히려 역습의 기회로서 잘 살려냈다. 바리엔토스와 이스코 등 빠른 공격으로의 전개는 호세 무링요 감독의 첼시 시절 플레이를 보는듯 했다. 로시와 얀코비치의 영리한 태클덕분에 전반전 더 이상 실점을 내주지 않은 제노아였으나 볼 점유율에 비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부분은 제노아의 공격력에 의문이 들게 했다. 특히, 스쿨리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전술적인 변화

리바운드되어 바리엔토스를 향한 볼을 비온디니가 마킹해주지 못하며 제노아는 2골이 뒤진 채 후반전을 시작했다. 마리노 감독은 즉시 비르사 대신 호르케라를 투입시키며 비르사보다 더 팔라시오와 함께 투톱처럼 움직이도록 했고, 로디의 주변을 이동하며 볼 배급의 임무를 맡았을 것이다. 그러나 견고한 카타니아의 수비진을 상대로 중원의 선수들은 전방으로 볼 연결을 시켜주지 못해 호르케라는 점점 내려와 플레이해야만 했고, 나중에는 다시 전방으로 침투하지 못하게되었다. 제노아는 메스토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한 채 수비라인을 올리며 공격을 꾀했지만, 오히려 카타니아의 뒤쪽에서 자신들의 전형을 유지하다 수비 뒷공간을 노린 역습으로 또다시 실점을 헌납했다.

수비라인을 올린 상태에서 칼라제는 정말 좋지 않았다. 메스토를 측면으로 돌리고 스쿨리, 얀코비치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중앙을 타파하고자 했던 제노아였지만 이 느린 수비수가 알미론, 베르게시오, 바리엔토스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고까지 받았던 그는 바리엔토스의 2번째 골과 베르게시오의 오늘 경기 마지막골을 허용한 원흉이 되었다. 세바스티앙 프레이라도 막기 어려운 장면들이었다. 그에 비해 카타니아의 골키퍼 코시츠키는 베르게시오의 골을 도와주었다.

카타니아는 자신들의 골대로부터 25m 거리에서 촘촘한 1-4-1-4-1을 유지시켰고 선수 교체를 통해 비아지안티가 이스코의 위치로 움직였다가 랴마가 왼쪽으로 비아지안티는 중앙으로 또, 리키우티가 중앙으로 움직이는 위치변화가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체력 문제와 위치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에 그들은 중원에서의 압박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로쏘블루는 이때를 노렸어야만 했다. 이미 스코어가 4골이나 벌어져 있고, 체력 또한 100%가 아닌, 선수들의 의욕이 바닥난 상태에서 경기를 반전시키기란 쉽지 않지만 원정팬들과 다음 경기들을 위해서 그들은 골을 노렸어야만 했다. 그랑비스트를 비온디니와 함께 두고 그 뒤에 벨로소와 3백을, 오른 측면에는 메스토가 위치한 제노아는 득점을 노릴 수 있었던 몇 번의 찬스를 무리한 중거리 슛 시도로 무산시키고 말았다. 골게터 팔라시오가 물러나고 에두아르도가 뒤늦게 투입되었지만, 이번 경기는 팔라시오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볼 전개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몇 번밖에 없었다.

역습

제노아가 실점한 4골 중 3골은 카타니아의 역습에 의한 실점이었다. 후반전 경기장 70%가량의 공간을 지배한 로쏘블루를 상대로 카타니아는 볼 점유율없이도 대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해주었다. 스쿨리의 소극적인 플레이와 벨루치의 비온디니에 대한 커버는 실망적이었으며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경기의 패인이었다. 로시와 메스토의 오버래핑이 있었으나 그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며 오히려 역습의 기회를 헌납했다. 칼라제를 포함한 2~3명 가량으로 이루어진 수비진은 바리엔토스까지 막아내지 못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결론

이번 결과를 단순 세바스티앙 프레이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또, 칼라제의 잘못도 있겠으나 전술적인 수비라인 유지로 인한 미스 때문에 2골을 실점했기에 성급하게 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시도한 마리노 감독의 잘못도 있다. 특히, 마리노 감독은 최근 매우 많은 실점을 보이고 있다. 라치오, 나폴리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는 수비적인 운영을 통해 그나마 괜찮은 수비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전력의 차이가 없는 팀들을 상대로 혹은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대량 실점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번 경기와 같은 상황을 풀지 못한 것은 감독의 능력 탓이다. 3명의 선수 교체를 시도했으나 그들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들인 영향력은 제로다. 카타니아의 몬텔라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로 선수 교체를 시도하면서도 단지 수비적인 플레이의 주문이 아닌 선수 개개인에게 움직임에 대한 임무를 각인시켰다.

제노아가 이번 시즌을 실점이 더 많은 상태에서 매듭짓는다면 마리노 감독의 경질도 예상해볼 만 하다.

Analyst/Foreign
2012. 2. 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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