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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리그2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는 누구인가

하프타임 분석관 | 2020. 12. 23. 11:00

2020 K리그2 최고의 공격수로 뽑힌 안병준이 강원FC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안병준은 수원FC가 기록한 53득점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골(21골 4도움)에 관여했다. 그 누가 반대할 수 없는 확실한 리그 최고 공격수였다.

그렇다면 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는 누구였을까? 올시즌 도움왕은 7개를 기록한 제주의 김영욱이었다. 그러나 이는 K리그2 출범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 밑으로 황일수와 레안드로가 5개로 도움 2위를 기록했고 안병준이 4개를 기록한 만큼, 단순히 도움 갯수만으로 이들이 리그 최고 플레이메이커라고 할 만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

그래서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누군지 알아보기로 했다. 우선 플레이메이커하면 딱 떠오르는 인상에 최적화 하기 위해 수비데이터는 제했다. 또, 센터백과 풀백같은 수비 포지션을 제외했다. 날카로운 한방을 지닌 선수를 찾기 위해 모든 미드필드와 공격 포지션의 선수들로 데이터를 추렸다. 모든 데이터는 10경기 이상 출전기록이 있는 선수들로 이루어졌고, 데이터는 90분당 값을 기준하며, 비프로 데이터를 사용했다.

90분당 키패스-SC(득점 기여도)

우선 살펴볼 데이터는 키패스와 SC(Scoring contribution:득점 기여도) 그래프이다. 득점 기여도는 '도움'과 '논 패널티 골' 값으로, 주요 공격포인트인 득점과 도움에 영향을 준 선수를 평가할 수 있다.

상단의 안병준과 라스, 박기동, 원기종은 높은 SC값을 보인다. 하지만 주 역할이 스트라이커로서 이번 주제와는 맞지 않는다. 그렇기에 최고 그룹에 속하는 선수는 에디뉴-레안드로-말로니-에르난데스-네게바로 이루어진다. 이외 강윤성-이동률-김영욱-김승섭-임창균-김민균도 리그를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산의 사드(468분)는 리그에서 4번째로 자주 키패스를 만들어냈음에도 그룹서 제외했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거나, 동료 공격수가 마무리하지 못하며 SC값 0을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늘어나야만 보다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90분당 키패스-도움

골을 넣는 유형과 어시스트하는 유형을 조금 더 구분해보자. 확실히 레안드로-말로니-에르난데스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역시나 임창균-김영욱-네게바-강윤성이 뒤를 잇는다. 이동률-김승섭-라스-김민균은 상위그룹에서 이탈했고 대신 전남 추정호가 합류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박기동과 에디뉴다. 스트라이커로서 비교에서 제외했던 경남 박기동은 사실 도움을 더 많이 기록하는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대전 에디뉴는 압도적인 키패스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에디뉴(782분)는 정규리그 4골 1도움만을 기록했다. 에디뉴는 출전시간이 다른 경쟁자의 절반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총 키패스 수가 리그 7위라는 점에서 동료 공격진의 극심한 부진이 아쉬웠다.

90분당 패스-패스 성공률

플레이메이커는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스코어러 혹은 서포터로 유형을 구분할 수도 있지만, 경기를 조율하는 공격의 중심이기도 하다. 패스 데이터를 보면, 이전의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윙어 성향의 선수들보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장혁진-조재철-이창민 등은 올시즌 중앙 미드필더로서 팀의 중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전 그래프와 패스-패스성공률 그래프 최고그룹에 속하는 선수가 딱 한 명 있다. 전남 임창균은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이나, 올시즌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출장하면서도 자신의 공격 재능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이밖에 말로니와 강윤성이 가까스로 패스 데이터 상위그룹에 속했다.

90분당 패스-전진패스

장혁진(24경기 2070분)과 임창균(18경기 1205분)은 많은 패스를 시도하면서도 전진패스 비중이 높다. 말로니(18경기 1257분) 또한 패스빈도는 적어도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에디뉴(14경기 782분)도 다른 경쟁자보다 경기 수가 적어 낮은 수치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강윤성(21경기 1013분)은 경쟁자들에 비해 패스비중이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90분당 전진패스-전진패스 성공률

강윤성은 임창균과 말로니에 비해 전진패스가 적었다. 임창균은 중앙미드필더들과 함께 최고그룹에 속해있고 말로니는 생각보다 전진패스 성공률이 낮다. 한편 에디뉴는 경쟁자들에 비해 전진패스 수는 적었어도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90분당 드리블-성공드리블

현대 축구의 플레이메이커는 단순히 존14 지역에서의 킬패스뿐만 아니라, 드리블 능력도 요구된다. 에디뉴-에르난데스-강윤성은 중앙과 측면 모두 익숙한 선수들로 높은 드리블 수치를 보인다. 반면 말로니와 임창균, 장혁진, 닐손, 조재철은 올시즌 드리블 수치가 저조했다.

90분당 크로스-크로스성공

에디뉴-말로니-임창균-김영욱이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장혁진-조재철-황문기 등은 그래프 중앙에 포진했다.

비프로의 크로스 수치에는 세트피스가 포함되었다. 실제로 김영욱은 총 7개의 어시스트 중 6개가 크로스였고 그중 3개가 코너킥이었다. 임창균과 말로니는 총 4개의 어시스트 중 3개가 크로스였다. 이중 2개를 프리킥에서, 1개를 코너킥에서 기록했다. 에디뉴 또한 자신의 유일한 어시스트를 코너킥에서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3개의 어시스트 모두 크로스였고, 이중 1개가 코너킥이었다. 강윤성은 4개의 어시스트 중 2개를 크로스로 기록했고 세트피스는 없었다. 둘 모두 크로스를 많이 시도하는 편은 아니었다. 

90분당 전진패스-키패스

결론

레안드로에르난데스는 각각 키패스와 드리블 면에서 뛰어났지만, 본문에서 찾는 플레이메이커라고 보기엔 어렵다. 

김영남닐손, 조재철도 패스 데이터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키패스-드리블-크로스 면에서 저조하다는 점에서 후방에서 볼을 배급하는 유형의 플레이메이커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장혁진-이창민-황문기도 많은 패스와 전진패스로 리그 최고 미드필더라는 것을 입증해보이지만, 찾고있는 날카로운 한 방을 지닌 플레이메이커로 보기는 어렵다.

강윤성은 중앙과 측면에서 뛰며 드리블에 강점있는 선수로, 크로스와 다양한 어시스트 능력을 갖췄고 3골이나 넣었다. 하지만 패스관련 해서는 인상적이지 못했다.

도움왕 김영욱은 7개의 어시스트가 뛰어난 미드필더임을 입증한다. 하지만 크로스를 제외한 다른 데이터에서는 상위그룹에 속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올시즌 활약은 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라 하기보다는 최고의 데드볼리스트 혹은 Crosser가 알맞은 표현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제주 미드필더인 이창민-강윤성-김영욱은 서로 다른 스타일로 개인보다 팀으로서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에디뉴는 출전시간 대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만약 풀 리그를 소화했다면 당연히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였을 것이다. 고작 14경기에 출전했을 뿐이지만, 4골이나 기록했고 공격 다방면에 강점이 있다. 특히 플레이메이커의 꽃인 키패스는 후반기 합류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쉽게도 적은 지표로 다른 선수들과 동일 점수를 부여할 수는 없겠다.

말로니-임창균은 드리블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상위그룹에 속했다. 임창균은 팀 플레이에 더 많이 관여하는 성향으로, 중앙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들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한편 말로니는 중앙 미드필더들과 비교하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성향임이 드러났지만, 확실히 많은 키패스와 2골을 넣으며 공격 능력을 보여줬다.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전방 플레이메이커: 말로니, 임창균, 에디뉴

후방 플레이메이커: 장혁진-이창민-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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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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