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ut Report

대한민국 v 세르비아

하프타임 분석관 | 2011. 6. 3. 23:30

대한민국 v 세르비아

 

조광래호는 터키,온두라스전을 거친 뒤 오랜만에 세르비아라는 거물을 만나 승리를 거두며 일본과의 친선 경기 이후 11경기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비록 그들의 멤버가 최정예 베스트 11이 아니라는 점이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아쉬웠겠지만 수보티치,스탄코비치,쿠즈마노비치와 같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그 아쉬움을 채워 주었다.

 

 

(대한민국 붉은색 - 세르비아 하얀색)

 

대한민국은 세르비아를 단단히 묶어 두는데 성공했다. 이청용과 차두리의 오른쪽 라인은 세르비아의 드리블러 토시치와 콜라로프를 완벽하게 저지 시키며 세르비아의 공격루트를 단순화시키는데 큰 공언을 하였다. - 세르비안 카카, 맨시티가 16M이나 주고 사온 선수라는 아나운서의 말이 무색하게 들릴 정도 였으니말이다.

 

우측 라인만 좋은 플레이를 선보인 것은 아니였다. 조광래 감독의 4-1-4-1 포메이션이 중원이 강한 세르비아를 상대로 정확히 맞아 들어갖기 때문, 여기에는 경기 전 물을 뿌린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오늘 대표팀은 조광래 감독이 부임시기부터 강조해오던 스페인식 축구의 플레이를 펼쳤다. 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이니에스타-사비와는 약간 다른 스타일이였지만 기성용이 앵커맨으로 알론소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후방을 지키고 이용래가 여기 저기를 쑤시며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해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또 김정우는 사비 혹은 중원의 실바와 같은 플레이로 공격적이였지만 이용래,기성용이 전진할 때는 후방으로 내려와 커버 플레이를하고 박주영이 내려올 때는 공격적으로 나서 멋진 드리블드과 함께 중원을 파괴시켜버렸다. 왼쪽 측면의 이근호는 오랜만의 대표팀 경기인 탓인지 전반전엔 소극적인 플레이를 치루었고 오히려 김영권의 돌파가 더 공격적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중원으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높은 위치에서의 강한 압박과 전체적인 스위칭 플레이시에 제 역할을 해주었다.

 

石 없던 투석기 - 하얀 독수리

세르비아는 동유럽의 강호로 강한 피지컬과 좋은 패싱력으로 독일의 축구와 비슷하다.

(놀라운 사실은 세르비아 선수들의 독일 무대 경험이 적지 않으며 두 국가 모두 공산당의 핵심이였다라는 것이다.)

 

세르비아와 비견되는 독일 축구팀의 별명은 "전차 군단"이다. 잠시 주춤하며 녹슨 전차 군단이라는 비꼼도 있었지만 뢰브 감독이 "New Germany"를 구축하며 수그러든 지도 꽤 되었다. 내가 이 말을 꺼내는 이유는 세르비아가 전차와 같은 강한 공격력과 그나마 빠른 기동력은 없어도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며 파괴력이 있는 팀으로 생각해와 전차에는 못 미치지만 전차를 상대로도 만만치 않은 파워를 보여 줄 수 있는 투석기정도는 되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지기치도 없었고 비디치도 없었고 이바노비치도 크라시치도 없었다. 그래서였는지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세르비아산 해결사는 찾아 볼 수가 없어 이게 과연 FIFA 랭킹 16위 팀의 전력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시차 적응 문제, 비주전 선수들이였어도 이 정도의 경기력은 한국 대표팀이 워낙 뛰어난 플레이를 선 보여 그런건지 몰라도 너무 실망스러웠다.  

 

결론

솔직히 이번 경기가 조광래호 출범 후 아시안컵을 제외하고, 최고의 경기가 아닌가? 라는 말에 동의는 하지 못한다. 아직 이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2014 브라질 월드컵과 같은 세계 무대를 위해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꼇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많은 패스와 슈팅을 시도했다. 한국이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지배했다고 보는 게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유효 슈팅은 슈팅 수에 비례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고 상대의 역습이나 세트피스에서의 수비를 철저히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보강해야할 점들이다.

 

세르비아의 아뎀 랴지치에 대한 기대가 비디치,이바노비치,스탄코비치 보다도 더 컸다. 세르비아는 한국의 압박으로 긴 패스만을 시도해야만 했고 토시치 마저도 수비수들 사이에 고립되어 그의 존재가 더욱 기대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세르비아는 경기 끝까지 같은 방식의 공격을 펼쳤다.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이른 시간에 실점을 기록한 그들이 승리를 위해서는 짜증을 담은 볼을 뻥뻥 차대며 중거리슛만을 시도해야만했다. 페트로비치의 중거리 골은 그나마 그 덕분이였다.

 

오늘 한국은 김영권이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영표의 후계자로 홍철,윤석영이 유력 후보로 뽑히는 가운데 김영권은 포지션 교체로 많은 애를 먹었지만 조광래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여 주었다. 김영권의 활약에 비해 이근호,

이용래는 잠잠했으며 다가 오는 가나전을 마친 뒤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멤버구성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Analyst/Korea
2011. 6. 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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