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축구단이 정희봉의 2골과 이창욱의 1골 2도움 활약에 맥없이 무너졌다. 이로써 전주는 통합리그 13위로 떨어졌고 양주는 10위로 올라섰다.
전주는 30일 오후 3시 전주대 운동장에서 열린 '2015 K3리그' 10라운드 경기서 양주에 1-4 대패를 당했다. 두 팀은 작년 나란히 리그 9위와 10위를 기록한 팀이었기에 뜻밖의 결과였다.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승점 9점으로 각 조 6위를 기록하고 있던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양주는 주전이 대거 빠진 전주를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전반 5분 만에 양주의 측면 공격수 이창욱의 어깨가 빠지며 경기가 지연된 데다 이날 비가 올 것이라는 예상대로 스산한 분위기가 경기장을 감돌았다. 이는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두 팀 모두 성급한 플레이를 펼치며 중원에서 패스 실수가 자주 나타났다.
먼저 좋은 기회를 잡은 건 전주였다. 전반 23분 양주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김선규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양주의 중앙 미드필더 김효진과 정범철은 세컨볼 경합을 해야 했지만, 이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하지만 양주는 곧바로 우월한 힘과 건장한 체격을 앞세워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주로 '장신 공격수' 정희봉의 머리를 이용한 공격이었다. 최우선으로는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김예찬과 이찬욱, 박찬솔이 좌우로 빠르게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렸고 차선은 수비진서 길게 넘어오는 공을 정희봉이 떨구면 이를 노리는 식이었다.
수비도 탄탄했다. 양주는 전방에서부터 거친 압박으로 전주의 실수를 유발했다. 이에 전주는 단번에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로 골을 노렸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높게 올라오는 공은 수비수가 앞서 차단했고 측면을 향해 빠르게 넘어오는 공은 부정확했다. 설사 공격수에게 연결되더라도 골문과의 거리가 멀어 쉽게 고립되었으며 마무리 패스 정확도가 아쉬웠다. 또, 공격수는 순간적으로 자주 먼 거리를 질주해야 하는 탓에 체력 소비가 심했다.
양주는 꾸준히 공격을 주도했고 전반 32분 결국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수비수 하지민이 역습과정서 빠르게 오버랩하여 크로스한 공을 정희봉이 놓치지 않고 머리를 갖다 대었다.
이후로도 양주의 공격은 그칠 줄 몰랐다. 이창욱은 전반 35분 중앙으로 공을 몰고 가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서 윤승재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프리킥을 얻었다. 이창욱은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먼 쪽을 향해 낮고 빠른 왼발 슛을 했다. 공은 골대를 맞고 나와 정범철이 쇄도해 재차 슛했지만, 전주 골키퍼 송찬영에게 막히며 무산됐다.
전반 42분에는 또다시 정희봉의 높은 타점이 빛을 발했다. 하지민이 정범철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코너킥을 얻었다. 앞선 프리킥 상황서 날카로운 킥을 보여준 이창욱이 키커로 나섰고 단번에 넘어온 공을 정희봉이 수비수를 걷어내고 깔끔한 헤더골로 마무리 지었다.
양주는 2분 뒤 쐐기골까지 넣으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전반 44분 김예찬이 수비수 사이서 상대 골문을 등진 채 있다가 패스를 받음과 동시에 오른쪽으로 돌면서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이창욱을 향해 왼발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전주 선수들은 순간 오프사이드를 외치며 멈추었지만, 경기는 진행됐고 이창욱은 단독기회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결정지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양주는 전반 막판 얻은 코너킥서 박찬솔의 멋진 골이 터질 뻔했다. 김효진이 혼란을 틈타 중원에서 띄워 찬 패스를 박찬솔이 수비수 사이에 머물다 멋지게 왼발로 받아 돌면서 오른발 슛으로 이어갔다. 비록 슛은 아쉽게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지만, 마치 과거 잉글랜드 축구팀 아스날의 공격수로 뛰었던 데니스 베르캄프가 2002년 3월 뉴캐슬을 상대로 보여준 멋진 턴 동작 같았다.
후반전 역시 양주가 분위기를 이어갔다. 공격의 선봉장은 이창욱의 왼발이었다. 이창욱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얻은 왼쪽 코너킥을 짧은 패스로 연결받아 곧장 크로스를 올려 박찬솔의 머리에 맞췄다. 박찬솔의 문전 앞 헤더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이창욱의 왼발은 이미 예열을 마쳤고 금세 진가가 나타났다.
후반 50분 양주의 4번째 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운이 따랐다. 이창욱이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서 찬 프리킥이 뒤쪽으로 길게 넘어가며 수비수와 경합하던 김민호의 허리에 맞고 우연히 골망을 흔들었다.
전주 양영철 감독은 뒤늦게 공격수 김지석과 박지수, 수비수 정연호를 빼고 이산정과 김해수, 강민재를 투입하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재정비했다. 그리고 곧 효과를 봤다. 전주는 경기 내내 노려왔던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후반 57분 김도형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양주의 힘 있는 압박축구가 전주를 힘들게 했다. 전주는 수비수 사이에 머무는 공격수를 편하게 내버려두며 위협적인 슈팅 기회를 줄곧 내주었다. 만약 송찬영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추가 실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전주는 이날 경기서도 극심한 수비문제를 드러냈다. 수비진영서 실수가 잦았고 팀으로서 함께 움직이지 못했다. 그로 인해 공격수는 전방에서 쉽게 고립되었고 수비부담은 오롯이 수비진이 짊어져야 했다.
▲ 2015 K3리그 9라운드 05.30 전주대 운동장
▲ 전주시민축구단 출전 선수 (4-2-3-1)
송찬영(GK)/장현조, 윤승재, 정연호(52' 강민재), 김영진/박지수(52' 김해수(83' 김정태)), 이유승(67' 김상민), 김지석(52' 이산정), 조성문, 김도형/김선규
▲ 양주시민축구단 출전 선수 (4-2-4)
조민혁(GK)/김성재, 신민석, 김민호, 하지민/이창욱(56' 최규진), 김효진, 정범철(83'안승일), 박찬솔(80' 박국재)/김예찬(75' 김승준), 정희봉(61' 민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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