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우승팀인 유벤투스는 2-0으로 경기 전반을 앞서갔지만 이번 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빈첸조 몬텔라는 여전히 마리오 고메즈가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에 쥐세페 로시를 전방에 홀로 세우고 마시모 암브로시니를 미드필드에 투입했다.
안토니오 콩테는 국가대표팀에서 뒤늦게 복귀한 아르투로 비달 대신 카를로스 테베즈와 페르난도 요렌테를 전방에 기용했다.
'미쳤다'라는 말밖에 안 나올 정도로 설명 안 되는 경기였다. 전술 싸움에서 골을 별로 중요치 않았다. -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경기였다.
미드필드 싸움
두 팀은 비슷한 대형인 3-5-1-1로 경기를 시작했다. 분명한 차이는 있었다. 유베는 한 명의 타겟맨을 공격수로 두고 다른 한 명의 공격수가 그를 돕는 형태였다면, 피오렌티나는 빠르고 기술이 뛰어난 공격수를 미드필더들이 돕는 역할이었다.
미드필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다이아몬드의 측면 자원 선수들의 성향이 달랐다. 암브로시니는 수비적인 미드필더였고 보르하 발레로는 기본적으로 패스에 능숙한 선수인 반면, 유벤투스는 보다 더 공격적인 폴 포그바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투입하며 공격 진영에서 빠르게 휘몰아쳤다.
점유율을 지배한 피오렌티나
경기 초반 피오렌티나는 중원에서 몸싸움을 앞세우며 공을 점유했다. - 그들은 기본적으로 4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고 로시도 종종 아래로 내려가면서 빌드업을 도왔다. 유베의 수비진은 누구를 막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피오렌티나가 유베의 공격수를 상대로 3v2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반전은 라인업이 예상한대로 흘러갔다. - 피오렌티나는 중앙에 한 명의 선수를 더 기용하며 중원을 지배했다. 하지만 전방으로 침투하는 선수가 부족하며 유벤투스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로시의 움직임은 소용 없었다. - 아퀼라니는 득점력이 뛰어난 미드필더가 아니었다. - 피오렌티나는 중원에서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가 많았으나 유벤투스 수비진 앞에서 번번히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유베의 빌드 움직임
그러나 놀라운 것은 피오렌티나가 종종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무질서한 모습을 보였고 유벤투스가 공을 점유할 시간을 너무 많이 내주었다. 예를 들면 아퀼라니는 피를로의 전진 패스를 막았어야 했는데 때때로 로시를 도와 유베의 3백을 압박했다. 그들은 피를로에게 쉽게 공을 건넬 수 있었으며 피오렌티나는 세리에A에서 놀라울 정도로 만연한 방식으로 대형을 재정비했다. (피자로의 싸움은 히카르도 몬톨리보와 크리스티안 레데스마를 상대했을 때처럼 보였다.) 홀딩 미드필더는 중원과 수비 사이의 넓은 간격을 떠나 다른 두 명의 미드필더 앞으로 전진해 피를로를 막았다.
암브로시니의 압박은 이 'GAP'를 메꿀 수 없게 되었다. - 그는 아퀼라니가 아래로 움직이면서 No.10으로 플레이 하는 마티 페르난데즈로 대체되었다. 혼란에 빠졌던 피자로는 공을 완벽하게 뺏어내고 넓게 공급했다.
여전히 피를로와 이제는 수비계의 피를로로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출중한 전진패스를 보냈다. 테베즈와 요렌테는 길목을 잘 만들었고 자주 피오렌티나의 3백을 수비진에서 이끌어냈으며 포그바와 마르키시오는 탁 트인 넓은 공간(GAP)으로 잘 침투했다. - 유베는 전반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적게 가지고 있었으나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벤투스의 2골은 훌륭했다. - 곤잘로 로드리게즈는 어의없게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후안 콰드라도가 걷어낸 공은 포그바가 텅 빈 골 테느로 발리슛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공격은 영리했다.
후반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고 유베는 중요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몬텔라의 변화
몬텔라는 대형을 완전히 뒤바꿨다. 전형적인 오른쪽 윙어인 호아킨을 아퀼라니 대신 투입했다. 대형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콰드라도가 왼쪽 호아킨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마침내 맞는 옷을 입었다. 초반 마누엘 파스쿠알은 왼쪽 윙백으로 뛰었고 파쿤도 론카글리아는 오른쪽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비록 4백으로 왔다갔다 하기는 했어도 피오렌티나는 4-3-3으로 플레이 했다.
이러한 변화로 경기가 바뀌는 것은 부당할 수도 있지만 피오렌티나의 역전은 기본적으로 전방에서 공을 빠르게 탈취하고 계속 측면에서 측면으로 스위칭을 펼치며 유벤투스의 수비진을 지치게 한 덕분이었다. - 피오렌티나의 경기 전체 공격 방향은 왼쪽 33%, 중앙 34%, 오른쪽 33%로 완벽하게 균형적이었다.
이런 모습은 지난 시즌 밀란과의 경기에서 2-0으로 밀리던 상황에서 2-2로 따라잡은 경기를 연상케 한다. 그때 피오렌티나는 공격수가 없었고 오직 두 명의 윙어를 통해 공격했다.
뒤로 물러난 유베
피오렌티나가 윙어를 사용하면서 유벤투스의 윙백 두 명은 뒤로 밀려나 5백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면서 중원 싸움에 수적 열세를 보였고 피오렌티나는 중원을 지배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파스쿠알과 콰드라도는 왼쪽에서 깔끔한 연계를 보여주었고 론카글리아는 오른쪽에서 여전히 좁게 움직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공격진영으로 전진했다. 경기 후반, 그는 페르난데즈에게 패스를 했고 이는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골은 로시의 중거리슛에서 나왔다. 부폰이 손을 뻗어 보았지만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많은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어도 유베의 실수를 잘 유도해냈다. 후반 초반부터 유베의 수비를 압박했고 결과적으로 로시의 두 번째 골은 보누치가 걷어낸 공을 다시 잡아내면서 시작되었다.
유베의 또 다른 문제는 상대의 위협에 의도적으로 뒤로 물러나며 발생한 빈번한 반칙이었다. 유베는 총 25개의 반칙을 했고 피오렌티나는 반대로 11개의 반칙을 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프리킥은 압박의 증가를 도왔다.
2-2
경기의 양상은 바뀌었고 유벤투스는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진했다. 이 상황에서 유벤투스의 수비진들은 어떻게 피오렌티나의 3명의 공격수를 상대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 특히 팀의 세 번째 골은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호아킨으로부터 떠나 안쪽 좁은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그에게 오른쪽 공간을 완전히 노출했다. - 콰드오 아사모아는 호아킨과 30m가 넘게 떨어져 있었고 공격을 나가면서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콩테는 마르키시오를 빼고 비달을 넣으면서 변화를 주었다. 지오빈코가 아사모아 대신 들어갔으며 포그바는 왼쪽으로 이동한 3-4-1-2로 형태를 바꾸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변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그들 스스로도 갑작스런 변화에 놀란듯 보였다. 피오렌티나는 로시가 역습으로 훌륭하게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점유율 축구를 잘 막아내면서 상대를 빠르게 공략했다.
결론
유벤투스는 빨리 경기를 결정냈어야 했다. 그들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를 뒤로 빼고 상대의 전진을 막으며 경기를 지배했다. 중원을 상대에게 내주어도 콩테는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유벤투스는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해서라도 피오렌티나의 3백의 불안한 위치선정을 공략해야 했다. 유벤투스는 0-2상황에서도 세 번의 완벽한 기회를 잡았었지만 콩테는 첫 두 번의 실점 상황에서 순전히 전술적 접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 페널티킥은 다소 행운이 있었고 두 번째 실점은 중거리 킥에서 발생했다.
2-2 상황에서 유벤투스의 시스템은 약점을 노출했다. - 전진한 두 윙어를 상대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고 역습에 취약했다. 어찌보면 쉽게 1-1로 끝날 수도 있는 경기였으나 두 팀 모두에게 이번 시즌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상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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