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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1-1 PSG: 촘촘한 전형의 훼방꾼 '메시'

하프타임 분석관 | 2013. 4. 12. 13:57

PSG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다음 라운드로의 진출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티토 빌라노바 감독은 벤치에 앉아있는 리오넬 메시를 대신하여 지난 마요르카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를기용했다. 아드리아노는 부상으로 이탈한 카를레스 푸욜과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대신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중앙 수비수 임무를 맡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원정 다득점 원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난 1차전과비슷한 전술을 꺼내 들었다. 다만, 데이비드 베컴과 블레이즈 마투이디의 역할은 각각 마르코 베라티와 치아고 모따가 대신했다.

경기는 지난 1차전과 비슷했다. 전체적인공 소유는 바르셀로나의 몫이었지만, PSG의 촘촘한 전형을 바탕으로 한 위협적인 역습은 바르셀로나를위협했다. 하지만 메시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보이듯 교체 투입되자마자 경기 양상을 뒤바꿔놨다.

포메이션

바르셀로나는 역시나 자신들의 주 포메이션인 1-4-3-3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가 조금 더 전형적인 투톱 뒤에서 플레이하며 1차전과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 페드로는 주로 터치라인 부근에서 머물렀고 다비드 비야는 안쪽에서 안드레스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와 호흡을 맞추었다.

PSG의 포메이션은 1차전과약간 달랐다. 기본적으로 다이아몬드 1-4-4-1-1을 구사했으나중앙 미드필더들은 더 아래로 쳐져 수비가담에 집중했고 좌∙우측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에 따라 1-4-1-3-2 또는 1-4-3-3으로 자리한 경우가 많았다.

빌드업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PSG가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는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수비진영에서의 사소한 실수가 공격 기회로 이어졌다.

이제는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빌드업은 항상 수비수를 향한 패스로부터 시작된다. 마스체라노가 없는 상황에서 이 역할은 제라드 피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그는 짧은 패스로 측면 수비수에게연결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부재에서 다루겠다.)

반면, PSG는 자신들의 강점을 앞세운 빌드업을 시도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머리를 노린 골킥, 실바의 롱패스는 바르셀로나가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 에세키엘 라베찌와 루카스 모우라의 움직임은 피케가 뒤쪽에 머무르도록하여 부스케츠가 공중볼 경합을 하게끔 했다. 이니에스타는 가끔 그를 도왔다.

부스케츠의 부재

바르셀로나가 PSG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부스케츠의부재 때문이었다. - 특히, 지난 1차전에서 59개의 패스만을 시도했는데 이는 챠비가 시도한 패스(118)의 절반 수치였다.

부스케츠의 부재는 2차전에도 이어졌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움직임과 라베찌의 활발한 침투 때문이었다. 가장중요한 역할은 후자였다. 라베찌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부스케츠의영역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해 파리의 미드필더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정확한 패스를차단해 속공으로 이어갔다.

, 그의 존재가 중요한가?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더 많은 선수의 공격 가담이 제한된다는것이다. 부스케츠는 평소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며 전방으로 길고 짧은 패스를 지원하는 선수이다. 그런 선수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은 키 패스를 넣어줄 챠비 또는 이니에스타가 아래로 내려가 기본적인 빌드업에 가담해야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둘째는 수비 뒷공간에 대한 우려이다. 상대는 압박으로 일반적인 빌드업을방해함으로써 속공에 능한 팀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부스케츠는 1차저지선이자 높은 수비진을 우려한 최종 수비수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와 같이 수비 조직력이 완벽하지 못한 경기에서는 더욱 이 문제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셋째는 기본적인 빌드업의 실패 가능성이 높아져서이다. 이번 경기만봐도 바르셀로나는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니 횡패스가 잦았다. 그중 놀라운 점은 발데스의 골킥인데, 측면으로 빠져있는 비야의 머리를 향한 패스로 자주 이어졌다. 평소짧은 패스로 전진해왔던 방식과 차이를 보였다.

바르셀로나보다 PSG

챠비의 훌륭한 패스, 이니에스타의 창의적인 움직임은 바르셀로나 공격의방점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쓰루패스로 뒷공간을 노린 PSG의공격이 더 위협적이었다. - 아드리아노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집중 공략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수비 조직력이 갖춰져 바르셀로나가 공을 갖고 아무리 골을 노려봐도 소강상태로 이어질뿐이었다. – 비야는 쫓기는 슈팅만을 해댔고 전체적으로 중거리 슈팅 시도가 잦아졌다.

PSG는 모우라의 저돌적인 돌파로 승부수를 띄웠다. – 파스토레는 안쪽에서 패스로 공격수들을 지원했고 특히, 이브라히모비치와의조화는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라베찌는 마무리 패스가 아쉬웠다. 하지만좌∙우측 선수들의빠른 수비 가담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뒷걸음질치는 수비가 이뤄져 3명의 미드필더가 쉽게 상대에게 공간을내주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다니엘 알베스

바르셀로나는 알베스를 조금 더 전폭적으로 지원했어야 했다. 파스토레의안쪽으로 갖는 움직임은 알베스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했으나 1차전과 같은 파괴력을 선보일 기회는 거의없었다.

어떻게 보면, PSG의 촘촘한 수비진과 다이아몬드 형태가 갖는 대인방어, 패스 길목 차단 수비 전략은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봉쇄하는 대신 측면을 공개해버리는 선택이었다. 물론, 측면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공중볼 다툼에 승리하거나 많은 수비를돌파로 뚫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는 지난 경기에서도 보여주었듯 돌파 능력뿐만 아니라 패스와 슈팅에도 일가견이 있는 알베스가 건재했다.

메시

메시의 교체 투입은 그동안 쌓인 체증을 확 쓸어내렸다. 비야의 끔찍한 슈팅은 작별을 고했고 이니에스타는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사소한 교체 하나로 메시는 파브레가스가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 캄프 누를 뒤엎었다.

메시는 아주 극적인 타이밍에 교체되었다. 후반 60분부터는 한눈에 봐도 PSG가 급격한 체력저하를 겪기 시작한 때인데이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 메시는 파브레가스보다 훨씬 더 깊은 위치에서 공을 소유할 수 있었으며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미드필더진에 훼방을 놓았다. – 상대 수비진영에는 뒤처진 2명의 미드필더만이 남았고 메시는 페드로와 합작해 골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결론

PSG는 압도적인 제공권 능력과 더 효율적인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굉장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이는 수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결과였다. – 프리킥과 코너킥 같은 세트피스 기회를 잡지 못한 게 크게 아쉬웠다. – 안첼로티는 1차전보다 10분 늦게 본격적으로 세트피스 득점을 노리는 선수 교체를감행했는데 남은 1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촉박했다.

바르셀로나는 강하지만, 그건 메시의 활약 여부가 크게 관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경기였다. 메시의 투입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들의 경기력은 강력한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라 볼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Analyst/Foreign
2013. 4. 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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