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ut Report

유벤투스 4-0 로마: 무패 우승에 힘을 실은 비안코네리

하프타임 분석관 | 2012. 4. 23. 20:16

아르투로 비달의 강력한 2골로 비안코네리는 다시 리그 정상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마르코 부치니치는 친정팀이 4-0으로 무너지는 이번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간접적인 관여를 하였다.

시모네 페페, 알레산드로 마트리, 마르셀로 에스티 가리비아와 같은 선수들이 대거 경기에 나서지 않고도 로마라는 상대를 4-0으로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안토니오 콩테의 능력이다. 마르키시오와 피를로 조합은 이번 시즌 60득점 20실점을 기록하는데 크게 이바지 했으며 이번 경기 결과로 무실점 4득점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함께 순위경쟁을 다투고 있는 로쏘네리는 그들의 믿음직한 스트라이커의 골로 간신히 볼로냐와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타이틀 경쟁에 흥미로운 여지를 남겨 두었다.

갈 길 바쁜 로마는 이른 시각에 터진 2실점과 스텔켈렌부르크의 퇴장으로 루이스 엔리케를 좌절케 했다. 패널티 박스 부근, 그들의 수비수들은 많았지만 뛰어난 레지스타와 옛 동료의 활약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비안코네리의 영광스러운 승리의 들러리가 되는 것 뿐이었다.

로마의 끔찍한 시작

루이스 엔리케는 시몬 키예르를 부치니치 옆에 두어 다니엘레 데 로시가 겪는 공중볼 문제를 파비오 콰글리아렐라를 맡게 함으로써 해결하려고 했다. 게다가 페르난도 가고는 자주 깊은 위치까지 내려가 볼을 전개를 시작했다. 하지만 데 로시는 경기 내내 공중볼 경합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이는 비달이 추가 골을 성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스발도를 제외한 데 로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수는 하프 라인 아래에 있어 로마의 수비 숫자는 분명 충분했지만, 그들은 훌륭한 레지스타 안드레아 피를로를 쉽게 내버려두고 테크니션 콰글리아렐라에게만 시선이 팔려 유벤투스의 공격수들을 자주 시야 밖으로 두게 되었다. - 결국,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게 되었다. 시몬 키예르는 우려했던 문제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했을지 몰라도 그는 부치니치가 공간을 확보한 뒤, 동료에게 리턴 패스를 넘겨주는 것까지는 수비하지 못했다.

사실, 이러한 수비 문제는 오직 센터백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시몬 키예르는 6개의 클리어 중 3개의 효과적인 클리어를 성공했고, 데 로시는 3개의 클리어 중 2개의 효과적인 클리어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경기 전, 엔리케는 유벤투스의 엄청난 수비수들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 가고를 수비적으로만 기용한 것을 봐도 말이다. 최강 바르셀로나가 첼시를 상대로 고전했던 것처럼 그들도 유벤투스의 많은 수비를 상대하기란 버거웠을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원정 경기였으며, 그들에겐 리오넬 메시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로마의 공격수들은 원활한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 좁은 지역에서 볼을 주고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반대쪽에 많은 공간이 발생하게 되었고 주로 알렌드로 로시가 맡아야 할 오른 측면이었다. 로시는 적극적인 오버랩을 몇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백업과 데 체글리에의 오버랩에 "몇 차례"로만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로마는 하프 라인 아래서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비안코네리의 뜨거운 레지스타를 전혀 괴롭히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로시의 오버랩을 커버해 줄 시모네 페로타마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보리니가 대신 그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페로타는 다른 중앙 미드필더들과 떨어져 자리했다.) 엔리케는 로시를 다니 알베스처럼 기용했고 이는 결국 경기장악이란 부분을 놓치며 실패로 끝나버렸다.

이러한 플레이는 로마의 풀백들이 개인 능력에 의존한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엔리케는 그들에게 측면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앙으로의 지원은 미비했으며 때문에 볼 배급의 임무를 지닌 미랄렘 퍄니치는 유벤투스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은 선수들에 비해 거의 볼을 소유할 수 없었다. 로마는 누구도 쓰루패스를 시도하지 못했으며 특히, 파블로 오스발도는 보누치와 바르잘리의 압박에 휘둘려 힘쓸 겨를이 없었다. - 놀라운 것은 스텔켈렌부르크를 제외한 이번 경기 최악의 선수로 평가되고 있는 호세 앙헬은 3개의 클리어 중 3개 모두 효과적인 클리어를 성공했다는 것.

변화한 로마의 형태

로마가 처음 변화를 시도한 것은 스텔켈렌부르크의 퇴장에 의한 부득이한 선택때문이었다. 엔리케 감독은 파비오 보리니를 불러들이고 지안루카 쿠르치 골키퍼로 대체했다. - 그는 피치에 오르자마자 PK 선방을 비롯한 멋진 선방쇼를 보였지만 연속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어쨌든 엔리케는 첫 선택을 하였다. 그는 깊은 위치에서 가고와 가깝게 플레이하던 마르키뇨를 조금 더 전진배치 하였으며, 투톱 아래서 볼 배급을 담당하던 퍄니치를 왼쪽 측면 아래에서 뛰게 지시했다. 페로타는 반대편에서 똑같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최전방에는 오스발도만이 자리하게 되었다.

로마는 유벤투스의 압박이 잠잠해진 틈을 타 퍄니치를 통해 공격을 시도했다. 리히슈타이너와 바르잘리의 활약 속에 잠잠히 묻어간 시간이었지만, 피를로를 압박하여 볼 소유 시간을 늘리고 더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또 다른 움직임의 부재였지만 말이다. 

5-3-2/3-5-2

기존의 경기에서처럼 키엘리니는 종종 전방으로 올라가고, 비달은 종종 내려와 피를로가 볼을 전개하는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 키엘리니(86개)는 피를로(101개), 가고(88개)에 이어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했다.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들은 대체로 높은 지역에서 볼을 소유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움직임은 왼쪽의 데 체글리에는 더 오랫동안 전방에서 머무를 수 있게 도왔다.

하지만 이미 3골이나 앞서 있음에도, 로마가 볼을 점유하면 곧바로 5-3-2 형태로 바꿔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을 통해 롱 패스를 유도하고 다시 3-5-2 형태로 변형해 볼 점유를 유지해갔다. 그들은 좌우 측면 플레이어를 통해 중앙으로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로마 또한 바라던 플레이를 말이다. 하지만 데 체글리에의 어시스트 장면을 제외하면 전혀 위협적이질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피를로를 통해 볼을 전개했고 부치니치를 통해 골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엔리케가 바라던 플레이를 유벤투스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차이는 이것이었다. 안토니오 콩테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전체적인 볼 점유에서는 각각 53%와 47%로 별 차이없는 점유율을 기록하긴 하였으나 (물론, 유벤투스는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점유했으나) 공중볼 경합에선 89%의 우세해가며 로마를 제압했다. - 주인공은 마르코 부치니치였다. 그는 단지 58분만을 뛰며 2개의 키 패스와 4개의 정확한 롱볼 그리고 3번의 클리어를 성공시켰다.

후반전

안토니오 콩테는 전체적으로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전반전엔 잠잠했던 리히슈타이너를 비롯해 비달과 마르키시오를 더 높은 위치로 끌어 올렸다. 그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피를로와 보누치가 더 넓은 공간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하였으나 반대로 말하면, 수비진영에서부터의 긴 패스를 요구하고 인터셉트를 당했을 때 수비적 위험요소가 커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콩테의 결정은 분명히 선수들의 능력을 믿고 지시한 과감한 결정이었는데, 넓은 공간은 피를로의 압박부담을 덜어주고 오히려 레지스타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켜 주었다. 심지어 키엘리니와 바르잘리가 더 높은 곳까지 전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움직임은 마르키시오의 쇄기골까지 만들어 냈다. 마르키시오 같은 창의적인 플레이어에게 위험 지역에서 더 많은 터치와 그럴 시간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의 압박을 시도한 로마였으나 마르키시오의 골이 터진 이후, 로마의 전사들은 감독 엔리케의 표정처럼 모두 의욕을 잃어버렸다. 스텔켈렌부르크의 퇴장으로 하프 라인 아래서부터 출발하는 오스발도는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질 못했고 때문에 엔리케 감독은 보리니를 뺀 것을 후회하며 마지막 기대로 보얀을 투입시켰을 지도 모른다.

결론

고른 밸런스를 유지한 로마에 비해 유벤투스는 데 체글리에가 있었던 왼쪽 측면을 주로 공략했다. 후반전엔 데 체글리에 보다 리히슈타이너의 공격적인 모습이 더 많이 드러났지만 어찌했든 피치의 측면은 비안코네리 소유였다. 19개의 슛을 시도한 유벤투스와 4개의 슛만을 시도한 로마의 차이는 분명, 스텔켈렌부르크의 퇴장으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로마는 스텔켈렌부르크가 있었을 때에도 2골이나 실점한 것을 잘 알아두어야만 한다. 유벤투스는 상대 진영에서 주로 볼을 재점유하여 공격으로 전개하였으며 효과적인 공격을 시도했던 경우는 직접적인 영향은 못 미쳤지만 간접적인 기회를 만든 측면 플레이었다. 공중볼 경합 우세를 보인 세트피스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격수들의 비안코네리는 결정력이 매우 좋았다. 로마가 대량 실점 뒤, 전체적인 라인을 올리며 종종 오프사이드에 걸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로마는 사실, 좋은 기회를 만들어가지 못하고 패널티 박스 부근에서 많은 프리킥 기회를 허용했을 뿐이다. 그들의 적은 공격 기회는 유벤투스의 엄청난 수비진 앞에서 무리하면서도 단조로운 패스들이 주를 이루었고 특히, 과감하면서도 치명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다. 때문에 그들은 득점을 성공시키기엔 무리가 있는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유벤투스는 수적 우위라는 문제만으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로마를 상대로 반 코트 게임을 진행하였다. 데 체글리에의 왼쪽 아래로부터의 공격이 플레이의 주를 이루었으며 (치명적인 공격은 중앙에서 빈번히 발생했다.) 피를로, 마르키시오의 적절한 롱볼 패스, 숏 패스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 부치니치와 비달은 원 터치 패스로 더 빠른 오픈 플레이에 관여했다.

Analyst/Foreign
2012. 4.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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