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ut Report

이탈리아 카테나치오의 꼭지점을 노리는 그들

하프타임 분석관 | 2010. 2. 6. 18:53

이탈리아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혔지만 8강전 티켓을 놓고 대한민국에게 예상외의 패배를 당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유명세 무색할 정도로 조기탈락으로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다. 이탈리아의 축구의 대명사는 카테나치오 전술(수비를 중시하여 지능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전술. 이탈리아어로 '빗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빗장 수비라고도 한다.)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를 주 전술로 사용해왔는데 '재미없는 축구' 곧 '안티축구'라는 단어가 꼬리처럼 따라 붙어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현대축구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나 상대의 공격력을 무마시키고 수비에 중요한 경기에서는 적격인 전술이다.

하지만 카테나치오 전술은 수비적인 전술인 만큼 공격에서 갖는 한방의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다면 경기 내내 상대에게 끌려갈 수도 있다. 앞에서 말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의 경기가 좋은 예인데, 델 피에로, 토티, 인자기, 비에리 등 훌륭한 공격멤버들이 즐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이 빛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카테나치오의 단조로운 플레이를 히딩크 감독이 지시한 맨투맨 수비와 원 터치 패스가 빛을 보며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 장악하며 이탈리아의 공격을 완전 차단했기 때문이다.

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야기를 조명한 이유는 제대로 된 공격의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 이탈리아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 말하기 위해서이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당시 차세대 이탈리아를 이끌어갈 공격수로 질라르디노라는 젊은 피를 내세웠지만 대회 이후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보이며 안토니오 디 나탈레, 루카 토니, 빈첸조 이아퀸다 보다는 강력한 한방의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나도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며 유로 2008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유로 2008에서 세대교체의 문제를 드러내면서 8강에 머물러야 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하여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예선을 일찌감치 1위로 매듭짓는데 한건했는데 리피 감독은 키엘리니, 레그로탈리에, 팔롬보, 콸리아렐라, 로시 등을 명단에 올리며 신구조화를 꾀어 디펜딩 월드컵 챔피언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이다.

#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현재 피오렌티나에서 무투와 공격호흡을 맞춰 리그에서 7골을 터뜨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AC밀란 시절 큰 빛을 보지 못하며 아쉽게도 유로 2008 대표팀 승선에 실패하고 말았지만, 현재 피오렌티나 공격의 마무리를 단단히 메우며 팀을 챔피언스리그 16강전으로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탈리아에 재 부임한 이후 다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는 리피의 4-2-3-1, 4-3-3(4-3-2-1)전술 시 원톱으로서의 타겟맨 역할도 뛰어나지만 피오렌티나에서 투톱으로 뛰었던 것처럼 리피 감독이 주로 쓰게 될 4-2-2-2와 같은 투톱에서도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능력도 뛰어나 리피체제의 이탈리아 최전방에 적합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질라르디노에게는 꾸준함과 결정력을 보완해야 한다.

# 안토니오 디 나탈레

디 나탈레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의 득점왕을 달리고 있다. 14경기 11골로 팀의 19골의 대부분을 만들어 냈다. 디 나탈레는 빠른 돌파와 스피드로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선호하며 득점을 올리고 있는데 단조로운 이탈리아의 공격의 다양성을 부과할 수 있다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로는 최전방에서 플레이를 하기도 하지만 리피체제의 이탈리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들보다는 마르키시오와 같은 처진 포지션에서 공격수들을 보좌하는 선수들과 주전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양 풀백의 공격성을 보았을 때는 디 나탈레가 공격 못지않게 수비 또한 잘 해줄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만약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조금 더 다양한 공격옵션과 원활한 패스플레이를 원한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카드다.

# 빈첸조 이아퀸타

빈첸조 이아퀸타! 꾸준히 이탈리아 대표팀에 승선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루카 토니와 같은 높은 헤딩타점으로 헤딩 골을 만들어내며 최근 자신의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아마우리, 트레제게와 주전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꾸준히 득점을 뽑아내고 있기 때문에 분명 리피는 이아퀸타를 최전방 공격수로 낙인하고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카모라네시와 함께 부상으로 팀 내 전력에서 제외되고는 있지만 그들이 돌아온다면 유벤투스가 뒤늦게 우승 트로피를 두고 인테르, AC밀란과 대적할 수 있을 것이다.

# 쥐세페 로시

디 나탈레가 왼쪽의 공격을 장악할 것이라면 오른쪽의 공격은 로시가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쥐세페 로시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맨유, 밀란,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등 여러 빅 클럽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는 선수로 득점력도 가지고는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득점보다는 연계플레이를 해줄 것으로 보이며 순간순간 해결사의 면모를 보일 수도 있어 이번 월드컵에서 컨디션만 좋다면 이탈리아의 순항을 예상할 수 있다. 로시는 왼발을 주된 발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앙으로 파고들어 찬스를 얻을 수 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옵션을 갖는다.

# 안토니오 카사노

악마의 재능 안토니오 카사노는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의 불화로 아쉽게도 계속 대표팀 승선에서 거부되고 있다. 카사노는 이번 시즌 소속팀 삼프도리아에서 파찌니와 함께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나가며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와 빈첸조 이아퀸타가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는 파괴력 또한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다. 또 예전만큼이나마 뛰어나지 않은 이탈리아의 양질의 패스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점을 해소하기 좋은 캐릭터로서 카사노의 대표팀 승선은 최전방에서의 부족한 득점 마무리와 후방에서의 양질의 패스를 이어주는데 중요한 거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피 감독이 카사노를 발탁할 가능성은 너무나도 희박하다.

# 파비오 콸리아렐라

최전방을 휘저으며 중거리 슛과 깔끔한 마무리가 특기인 그는 리그에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이탈리아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풍부한 A매치경험과 빅매치 경험이 부족하다. 세리에에서 만큼은 인정받은 선수이지만 월드컵 같은 무대에서 그가 쉽게 적응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지는 미지수다.

# 지암파올로 파찌니

카사노와 세리에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며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전에도 대표팀 경험이 있었고, 자신의 팀 동료인 팔롬보와 호흡을 맞춘다면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 그리고 제공력까지 뛰어난 드는 공격적인 이탈리아를 만드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현재 질라르디노, 이아퀸타, 콸리아렐라와 함께 최전방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중원에서 데로시, 팔롬보, 피를로 등의 선수들에게서 좋은 패스만 받는다면 팀 내 득점선두 정도는 손쉽게 거머쥘 것이다.

= 최전방은 질라르디노-파찌니가 자리잡고 때에 따라 이아퀸타가 질라르디노를 대신 할 것으로 보인다. 후방에선 데로시, 몬톨리보가 2선에선 마르키시오, 디 나탈레가 포진할 것으로 보이기에 이탈리아에게 중요한 것은 점유율과 골 결정력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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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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