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여름 방학을 맞아 각자의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무더웠던 이번 여름, 전국의 내노라 하는 대학 축구팀은 여전히 땡볕 더위 아래 있었다. 그러나 무더위도 이들의 열정만 못했다. 바로 전남 영광에서 제9회 전국 1,2 학년 대학 축구대회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주대 축구부를 따라 비디오 전력 분석관의 신분으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이 보고서들이 그 결과물이다.
13-06-29 전주대 2-1 송호대
전주대는 교체 투입한 선수들이 승부를 가르는 골을 만들어 내며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정진혁 감독은 앞선 경기들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1-4-1-3-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송호대 하성준 감독 또한,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며 1-3-3-1-3과 같은 1-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두 팀의 서투른 플레이는 대등한 경기력을 낳았다. 하지만 전주대의 결정력이 빛을 봤다.
Song Ho's shape
하성준 감독의 이번 선택은 다소 놀라웠다. 본래 송호대는 1-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리베로를 둔 흔치 않은 전술을 구사한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과거 바르셀로나가 구사하던 1-3-3-1-3 포메이션을 꺼내 들어 전주대의 1-4-1-3-2에 맞대응했다.
경기 시작 시 모습은 1-4-2-3-1이다. 변화는 수비진이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김정현이 왼쪽 윙백 역할을 하고 최진혁-김태현-김종우가 3백을 구성한다. 이때, 더블 볼란테 중 한 명인 이준수가 오른쪽으로 움직여 윙백을 맡는다. - 수비 시, 정현우가 오른 윙백처럼 움직이는 경우도 잦았다.
이 전술은 기존 리베로 전략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공격 숫자가 많은 상대를 무력화 하는데 유리했다. 최전방 공격수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체계적인 대인 방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수비력을 보인 것. - 중앙 수비수 최진혁과 김종우는 각각 황수영과 유민재를 전담 마크했고 왼쪽 수비수 김정현, 중앙 미드필더 박월드와 이준수가 2선에 자리한 김주연, 오태환, 김보성을 마크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수비 가담은 높은 공 점유율에 비해 세밀한 공격전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반면, 전주대는 역습을 통해 틈틈이 공격 기회를 잡았다. 송호대의 부정확한 패스를 노려 세트 플레이 기회를 잡기도 했다.
Attack organization
* 짧은 빌드업은 중앙 수비수 (김태현, 김종우)를 향한다. 만약, 상대 공격수들이 수비수와 가까이 위치한다면 박월드와 김남구가 내려와(주로 박월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 김종우는 상대의 압박에 몇 차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긴 빌드업의 대부분은 최전방 공격수 류현진의 머리를 향한다. 하지만, 포스트 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상호가 달려가는 공간을 향한다.
* 시스템상 박월드는 좌우 중앙 침투를 시도한다. 기본적인 역할은 수비진 앞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경기 조율을 해주는 것인데, 공격형 미드필더인 김남구보다 더 위협적이다.(중원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내려 한 것.)
* 정상호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로 수비진을 파고 드는 것을 선호하며, 주로 안쪽으로 움직임을 갖는다. 이는 공격적인 오버랩을 시도하는 김정현과 맞물리는 조합으로 왼쪽 측면은 송호대의 주 공격 루트다.
* 반대편의 정현우는 수비성향을 띈 윙어다. 주로 터치라인 부근에 머무르며 이준수의 움직임에 따라 윙백 역할을 한다.
Attack transition
* 침착하고 공격적인 전환. 윙백들의 역습, 류현진의 머리나 정상호를 향한 공간 패스가 주된 위협이다.
* 중원에서부터의 체계적인 빌드업이 약하다. 공을 탈취한 후, 짧은 패스로 탈 압박하려 해도 잔 실수가 잦고 의미없는 긴 패스가 많아 강한 전방 압박에 무너질 수 있다.
* 골키퍼로부터의 전환은 류현진을 향한 긴 패스이다. (킥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
Defense organization and transition
* 포메이션은 1-3-3-1-3이어도 기본 테마는 여전히 대인 방어를 앞세운 1-4-4-2다. 실제 경기에서도 1-4-4-2 또는 1-5-4-1의 형태로 수비조직을 갖췄다.
* 공을 빼앗김과 동시에 전방 압박.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인방어를 펼치다 보니 공을 받으러 아래로 움직이는 공격수들을 따라가 뒷공간을 노출하는 경우가 잦다. 이는 수비진에 매우 큰 혼란이다.
Reaction
두 감독의 표현은 달랐지만, 오직 '골'이라는 같은 생각으로 경기 후반을 맞이했다.
먼저 전주대는 전반전 공수 밸런스를 맞추고자 투입한 고상권, 박선홍을 시작으로 후반전 돌입과 함께 조대환, 홍준호를 투입하는 매우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한편, 송호대는 선수 교체없이 전후방 간격을 벌리고(공격수들의 수비가담을 줄이고 전방에 머무르도록 지시)선수들에게 더 전투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면서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를 두었다. - 2명의 중앙 미드필더로만 이루어진 중원은 전반보다 훨씬 많은 공간을 전주대에 내줬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득점에 대한 반응이었다.
Goal
승부를 결정짓는 골은 아주 간단한 부분에서 나왔다. - 경기 내내 불안한 수비를 보여준 김종우의 실책으로부터 말이다.
그러나 누구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 실점의 원흉이 된 지역은 이미 시작부터 3명의(정현우, 이준수 김종우)선수가 담당했던 영역이었다. 게다가 '골'을 목표로 한 싸움에서 체력이 떨어져 가는 송호대의 수비는 집중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선제골은 이상적인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전주대는 이미 상대의 취약점을 알고 있었고 그들은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풀백이 없었다.
Conclusion
상황상 두 팀의 만남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이는 경기력에서도 드러났고 두 팀이 보여준 창의적 플레이와 세밀한 전개는 꽤 실망스러웠다. 이 책은 넓은 중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탓이다.
그렇다 보니 경기의 중심은 단연 박월드의 존재였다. 그는 경기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공수 양면에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골키퍼와의 1대1 기회, 여러 세트 플레이들은 상대 골문을 위협하기 충분했다.
상황상 두 팀의 만남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이는 경기력에서도드러났고 두 팀이 보여준 창의적 플레이와 세밀한 전개는 꽤 실망스러웠다. 이 책임은 넓은 중원을 충분히활용하지 못한 탓이다.
경기의 중심은 박월드였다. – 경기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공수양면에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골키퍼와의 1대1 기회, 여러 세트플레이들은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주대는 이번 경기의 결과로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기력이 이름값에 못미쳐 조 2위 자리도 불안했던걸 생각하면, 다음 단계에서 더 발전한 경기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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