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1권역 선두 추격을 노리는 두 팀이 만났다. 지난 시즌 2권역 ‘2위’ 전주대와 ‘6위’ 남부대가 그 주인공이다.
26일 오후 3시, 전주대 천연잔디 구장에서 열린 전주대와 남부대의 ‘2013 카페베네 U리그’ 6라운드 경기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인규가 2골을 몰아치며 남부대의 통쾌한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남부대는 전주대를 누르고 권역 4위로 올라섰다.
Preview...
전주대 정진혁 감독은 굉장히 힘겨운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5경기에서 고작 승점 9점만을 챙겼다. 이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렸고 예원예술대만이 전주대와 비슷한 전력의 팀이었다. – 지난 시즌 함께 선두경쟁을 한 호남대는 리그 전승을 기록 중이다.
반면, 남부대는 괜찮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까다로운 상대들을 연달아 만났지만, 근소한 차이로 승점을 놓쳤을 뿐, 출발이 좋다. 이제는 상대적 약팀들과의 경기만을 앞두고 있어 한동안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ne-up...
정진혁 감독은 지난 한려대와의 경기에서 모습을 보인 고상권 대신 전현욱을 선발 기용하며 변화를 주었다. 골문은 한대휘 골키퍼가 지켰고 수비진에는 이민기, 정호균, 이강산, 윤시앙, 미드필더진은 이재헌, 전현욱, 박선홍,주광선이 머물렀으며 공격은 김슬기와 김지훈이 맡았다.
양철원 감독은 베스트 멤버라 보기에는 다소 부족한 라인업을 꾸렸다. 연이은 강팀들과의 만남을 의식한 로테이션이었다. 이준식 골키퍼를 기점으로 최명경, 박명서, 전인규, 김태환으로 이어지는 4백 수비진에 더블 볼란테 이상욱, 박근종과 전방에 김재민, 서우현, 이재범,유용구가 나섰다.
First half...
전주대는 이재헌을 제외한 모든 공격수가 적극 전진해 롱패스에 이은 공중볼 다툼 또는 세컨볼 경합으로 전방에서의 우위를 가져갔다. 남부대의 수비진은 공중볼 경합에 무기력했고 특히, 김슬기와 주광선의 2차적인 움직임에 고전했다. – 김슬기는 중앙 또는 측면으로 넓게 움직여 수비진을 교란했다. 주광선은 전방에 머무르다 순간적으로 아래로 내려가 세컨볼을 노렸다. 전반 4분, 주광선의패스를 받은 김슬기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전주대의 포메이션은 1-4-1-3-2처럼 보였다. 중원은 오직 이재헌의 몫이었다. 하지만 전주대의 강한 전방 압박은 중원 경쟁력을 갖추며 남부대의 공격전개를 어렵게 했다.
남부대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더블 볼란테를 기용했음에도 전주대가 높은 라인에서 압박할 수 있게 내버려뒀으니 말이다. 중앙에 있어야 할 두 명의 선수가 자꾸 아래로 처지거나 측면으로 넓게 움직인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중앙에서 침착한 전개가 이뤄지지 않아 공격 전개의 어려움을 겪을뿐더러 주도권을 내준 채 상대의 공격을 허용해야 했다. 결국, 장신 공격수 유용구를 노린 롱패스 빌드업이나 역습 시 얻은 파울로 공격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서우현이 아래로 내려가 공격 전개에 힘쓰고 유용구가 측면으로 이동해 공을 받아주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전주대의 주도로 흘러갔다. 그나마 남부대는 세트피스로 전주대를 위협하며 재빨리 동점골을 만들어냈지만, 전주대의 역습에 김태환이 수비 실책을 저지르며 전반 34분 또다시 김슬기에게 실점하고 말았다.
Substitution and Second half...
2골이 터지자 정진혁 감독은 몸상태가 좋지 않던 주광선을 대신해 장신 공격수 홍준호를 투입했다.(실제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 팀이 전방에서 뛰어난 공격 점유를 하고 있으니 무딘 움직임의 주광선 보다 홍준호의 머리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뜻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교체 투입 된 홍준호를 향한 패스는 부정확했고 설사 연결되더라도 발 기술이 없어 잦은 실책으로 공격 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전주대는 상대 수비진 뒷공간을 노리며 공격 기회를 모색했다.
반면, 남부대는 전반에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했다. 양철원 감독은 선수 교체와 함께 3명의 미드필더를 두어 중원 경쟁력을 강화했다. 최전방 3톱에는 장신의 이재원을 중심으로 좌∙우측 윙어에 개인 돌파 능력이 좋은 이인규, 이재범을 두었고 중원은 서우현과 이상욱 뒤에 박근종이 머무르는 역삼각 형태의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 그리고 강화한 중원 압박을 기반으로 공 점유를 늘려갔다. 공격 시도는 후방에서 이어진 한 번의 패스를 공격수가 머리로 떨궈주면 동료 선수들이 세컨볼을 노리는 간결한 공격 형태로 이루어졌다. 전주대의 공격 형태도 비슷했는데 남부대의 공격이 더 조화로웠다. 결과적으로 이인규의 역전골과 쇄기골이 모두 이 방식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김태환...
오늘 경기 중심에는 김태환이 있었다. 그는 경기 시작부터 주광선의 압박에 사소한 실책을 자주 저질렀고 2번의 실점에 모두 관여했다. 그래서 중앙 수비수 전인규는 측면까지 넓게 움직여 수비해야만 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주 위협 상대였던 주광선이 없고 팀의 공 점유율이 늘어나며 실책이 줄었다. 오히려 적극 공격에 가담해 멋진 중거리 골까지 터뜨렸다. 여전히 전인규의 수비 활동범위는 넓었지만, 이번에는 오버랩으로 생긴 공간 커버였을 뿐 김태환의 부족한 수비력을 대신 처리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Referee...
김태환이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리고 7분 뒤, 이인규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전주대의 코치진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항의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경기 종료 약 20분을 남겨둔 채 경기는 멈춰졌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서야 경기는 다시 진행되었지만, 두 팀의 거친 플레이로 이어졌다. 그리고 남부대가 다시 한 번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로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이인규가 팀의 4번째 골을 성공했다.
Conclusion...
전주대 스스로 자멸한 경기였다.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력을 갖췄음에도 코치진은 시간과 분위기 모두를 날려버리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주어진 추가시간 5분만 봐도 전주대가 역전할 시간이 반 이상 줄어든 걸 알 수 있다. 지금의 분위기로는 다가오는 호남대와의 경기에서 대패할 가능성도 있다.
남부대의 간결한 공격은 매력적이었다. 단순하게 보면 뻥 축구지만 매우 세밀하고 견고한 플레이로 상대의 허를 제대로 찔러 넣은 전략이었다.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으며 쉽지 않게 풀릴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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