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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라이벌전, 미드필드의 간격유지와 전술흐름변화

하프타임 분석관 | 2013. 4. 22. 15:00

출처: http://sports.media.daum.net/sports/soccer/newsview?newsId=20130422143706326


[위드인뉴스 김태호]


지난 주말 상주 상무와 경찰 축구단과의 '군경 더비'는 1-1로 막을 내렸다. 골 잔치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었다. 상주는 약 전반 30분부터 경기를 지배했는데도 단 1골밖에 터뜨리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 귀추가 주목된 이유는 단순 선두 경쟁이 아니라 화려한 멤버진을 꾸린 군인과 경찰간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군문제를 해결하려던 선수들의 행선지는 상무팀이었다. 하지만 김두현의 경찰청 입대 이후부터는 두 팀의 전력이 거의 비슷해졌다. 이번 경기는 그런 두 팀이 최고 전력으로 맞붙는 첫 신경전이 되었다. 



화려한 선수와 교체명단


화려한 선수진은 교체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지훈, 정훈, 이승현, 송유걸, 양동현 등은 모두 1부리그에 주전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그들의 투입은 전술 흐름 변화를 가져왔다.


실제로 상주는 후반전을 지배했다. 중원의 김재성과 이호는 경쟁력을 갖췄고 이승현과 김동찬은 측면으로 넓게 벌어져 수비진을 분산시켰다. 하태균의 포스트 플레이는 체력이 떨어진 경찰을 상대로 더욱 돋보였다. 결국, 후반 62분 김재성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골로 연결했다.


경찰의 조동현 감독 또한 후반 시작과 함께 양동현을 투입하며 팀에 변화를 주었다. 전반에 드러난 약점인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 역습으로 이어갈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한 김영후가 측면으로 이동하자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연계플레이로 이어졌다. 결국, 경찰은 계속되는 상주의 공격에 문기한을 투입하며 중원을 두텁게 수비해야 했다.


두 팀간의 경기는 굉장히 치열한 공방전을 보였다. 아쉽게 기회를 놓치며 경기 초반 어려운 경기를 펼친 상주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 양상민의 퇴장으로 시간이 더 있었다면 역전까지 노릴 수 있었을 정도로 선수들의 공세는 점점 거세졌다.


경기 후 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은 "세트피스에서 실점한 것이 문제였다. 후반에는 경기를 지배했다. 다음 경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라며 전반 이른 시각 허무하게 내준 골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후반에는 경기를 지배했던 만큼 상주로서는 더 많은 득점이 나왔어야만 했다.


경기흐름 뒤집은 간격유지


상주는 어떻게 경기흐름을 뒤집을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간격 유지덕분이다. 오늘날 현대 축구는 스페인식 패스 축구가 각광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연 정확한 패싱력과 삼각대형이다. 상주의 선 굵은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시작부터 상주는 하태균을 노린 포스트 플레이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한 것은 바로 간격 유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태균을 향한 공은 번번이 동료보다 먼저 다가온 상대 수비수에게 처리되고 말았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라인을 공격적으로 끌어 올려 맞대응했다. 물론, 선제 실점을 내준 이후 벌어진 일이긴 하나 어쨌든 뒤쪽에 처져 있던 이호와 백종환이 높게 전진해 2선 경쟁력을 키웠다. 덕분에 이근호와 이상호는 더 오래 전방에 머무를 수 있었고 상주는 쉽게 공격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경찰은 뒤늦게 전원 수비에 가담하여 공간을 줄이고 역습을 시도하려 했으나 상주의 높은 라인이 기동력이 저하된 경찰의 역습을 무력화했다.


그 중심에는 하태균이 있었다. 비록 그의 발에서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 시작부터 보여준 넓은 활동반경과 적극적인 움직임은 박항서 감독의 선 굵은 축구를 그대로 대변했다. 더는 키만 큰 선수가 아니다. 전방에서 공을 소유할 줄 알고 적절한 패스와 침투에 이은 슈팅까지 만들어내며 한층 성장한 기량을 발휘했다. 그야말로 강팀에 걸맞은 스트라이커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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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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